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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도서관
훈민정음 창제의 철학 배경이 된 것은 주역과 성리이고, 그 학문 배경에는 중국 음운학에 대한 지식, 송대 신유학의 영향이 있었다. 송대 신유학은 인간의 본성, 우주의 근본 원리 등 철학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유교의 형이상학 면을 발전시키기 위해 도가와 불교 사상을 수용하고 유교 경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하였다. 우주의 모든 현상과 그 변화의 이치를 상(象)과 수(數)의 역리(易理)로서 이해하고자 한 소옹이 황극경세서에서 성음의 이치를 알아야만 만물의 이치를 알 수 있다며 「경세정성정음창화도」를 작성하였고, 이것이 훈민정음 창제자들을 비롯해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도 바로 이런 철학적ㆍ학문적 배경 때문이었다. 한글은 사람의 소리에도 모두 음양오행의 이치가 담겨 있으므로 그 소리의 음양오행 ..
음양오행설은 음과 양의 상대적 개념인 '음양설'과 만물의 생장 이론인 '오행설'이 각기 다른 시대와 환경 속에서 형성되어 오다가 춘추전국시대와 한대를 거치며 '음양오행설'로 통합된 용어이다. 처음에는 태양과의 관계 변화에 따른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단순한 용어에 불과했던 음양설과 오행설이 시대를 지나며 점차 그 의미가 확장되어 각종 사물의 규칙적인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 체계가 되고 우주와 대자연이 순환하는 원리로써의 개념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성립된 음양오행설의 이론 체계는 이후 동양의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쳐왔으며 현재까지도 사주명리학, 한의학, 풍수지리학 등 모든 동양의 학문 분야에 가장 기본이 되는 논리적 근거로 적용되고 있다. 물론 음양오행설의 역할이 동양술학분야의 ..
오행설(五行說)이 어느 시기에 탄생하였는가 하는 문제는 상서(尙書)등 고문헌의 진위와 관계되어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고문헌의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할 때 '오행(五行)'이라는 단어는 시기적으로 상서에 최초로 나온다. 상서에서 오행을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 「감서」와 「홍범」 두 편이다. 상서의 이 두 편을 제외하면 시경, 역경, 노자, 논어, 맹자 등에 모두 오행이라는 글자는 나오지 않는다. 상서 이후에 오행이라는 단어는 「좌용」과 「국어」 에 최초로 나온다. 오행의 내용인 木ㆍ火ㆍ士ㆍ金ㆍ水가 나타나는 문헌은 시기적으로 상서의 「대우모」가 가장 앞선다. 그러나 「대우제」에서는 水ㆍ 火ㆍ 木 ㆍ 金ㆍ土와 穀을 합해 육부라 하여 철학적 의미를 갖춘 오행이 아니라, 인간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의미의..
음양설의 기원에 대하여는 주역의 교상인 양효와 음효에서 나왔다는 '주역기원설', 남녀 생식기에서 나왔다는 '성기기원설', 자연현상의 변화로부터 나왔다는 '자연취상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고대의 인간이 최초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 자연현상은 낮과 밤의 변화일 것이다. 낮에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밤이면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며, 이렇게 인지되는 변화의 현상은 태양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문헌에 의하면 음양이란 용어는 시경, 서경, 역경에서 자연현상, 특히 태양과 관련된 현상의 표현으로 사용되었으며 처음에는 음과 양이 서로 독립된 의미로 사용되어 왔었다. 양은 산의 남쪽과 강의 북쪽으로 햇빛을 받는 쪽을 의미하고, 음은 산의 북쪽과 강의 남쪽 등으로 그늘진 곳을 의미하는 단..
인간의 삶은 세 개의 접점에서 결정된다. 첫 번째는 '하고 싶은 것'이다. 멋있게 말하면, 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이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유아기에는 모든 것이 자신의 욕망에 따라 결정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한다.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욕망'이야말로 식욕과 성욕에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삶의 조건을 이루는 가장 근원적인 동력은 '하고 싶은 것'이라는 이 다섯 음절의 말에 결정된다. 이것을 명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음양오행의 조합이 그걸 가진 이가 애초에 우주의 어떤 요소들을 욕망하고 있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십신으로 진화하는 모든 과정은 한 사람의 인간이 한 시대와 한 공간의 좌표 위에 놓여 무엇을..
사주팔자를 글자대로만 해석하면 네 기둥 여덟 글자라는 뜻이 된다. 사람이 태어난 생년 생월 생일 생시를 가리키는 네 기둥을 사주(四柱)라 하고, 기둥마다 음양오행의 부호인 천간(天干)과 지지(地支) 두 글자씩 모두 여덟 글자가 되어 사주팔자라 부른다. 그러나 사주팔자의 의미가 단순한 글자 해석이라면, 진정한 의미의 사주팔자란 과연 무엇일까? 사주팔자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주팔자가 작성되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 즉, 사주팔자란 사주의 주인공이 어머니 뱃속에서 탯줄을 통하여 영양분을 공급받고 숨을 쉬며 몇 달 가까이 잘 지내다가, 이 세상에 나와 탯줄을 자르고 자기 스스로 첫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우주 안에 있는 충만한 기운 가운데 어떤 기운을 받아들였는가 하는 것을 음양오행 육십갑..
현대 명리학은 고전 명리학을 발판으로 유입되는 해외(일본과 중국)의 명리학을 통합하면서 새로운 내적인 발전을 꾀하게 되었다. 이 시기가 2000년 이후라고 생각된다. 명리학의 발전 요인은 첫째로 명리학을 철학적 바탕으로 이론화하게 되었다는 점, 둘째로 대학에서 전공 학과의 하나로 설정되었다는 점, 셋째로 출판문화의 발달에 힘입어 새로운 직종으로서의 적지 않은 사설학원 교재의 발간이 빈번해졌다는 점 등이다. 사실 '사주학'은 아직 철학적인 이론을 마련하지 못한 개념이다. '고전 명리학'이라고 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이와 비교하여 '명리학'은 이제 나름대로 철학적인 바탕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命理(명리)'는 '性理(성리)'에 대응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한문학이나 유교학에서 '성리'의 상대 개념으로..
해방 후 남한에서는 동양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강단 철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강단 철학은 서양의 근대적 학문 방법론 위에 자리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였으며, 동양철학은 서양철학에 의한 격의의 과정을 불가피하게 거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주명리학은 1960년 전반기부터 새로운 성격의 명리학이 유입되기에 이르렀다. 명리학이 학문적으로 성립을 위한 요인은 첫째, 제도권에서 전공과목으로 명리학의 설강, 둘째, 성리학에 상응하는 명리학의 설정, 셋째, 한의학 연구를 위한 명리학의 설정, 넷째 학문출판문화의 발달과 저술서의 발간 참여 등의 제반 사항들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오늘날의 명리학은 1960년대 전반부에서부터 새로운 양상으로 유입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