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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역사

베지멀 2021. 11. 26. 07:36

시대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 사회도 지속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진보하고 발전해왔다. 이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 인간은 언제나 소비자로서 존재해왔다. 여기서 소비는 단순한 구매 행동의 의미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문화적으로 부여된 이미지가 사물의 가치를 변화시키는 구조 그 자체를 의미하다. 따라서 소비의 개념은 인류사회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단어이며, 우리는 모두 소비자라는 신념 아래에서 살아가기에 마치 소비라는 종교적 추종 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타인과 구별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 소비를 추종하기에 현대 사회에서는 개성의 표현 역시 소비를 통해 표현된다. 역설적인 사실은 타인과 구별되기 위해 행하는 소비는 우리를 더욱 획일화한다는 점이다. 장 보드리야르는 소비가 실질적 욕구와 향유에만 근거하지 않고, 오히려 기호와 상징코드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본다. 즉,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사물에 부여된 이미지 또는 기호이며, 사물의 가치는 사용가치가 아닌 사회적으로 부여된 가치에 의해 정의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라캉은 욕망의 사회적 특성에 대해 ‘인간의 욕망은 곧 타자의 욕망이다.’라는 말로 간결하지만, 더 심도 있게 분석했다.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개개인의 상이하고 독자적인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 같지만 결국 철저하게 사회적으로 부여된 가치에만 집중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한정된 가치체계 안에서 우리의 소비는 한없이 획일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욕망의 타자적 특성은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이 비록 세대적으로는 다른 집단에 속하더라도 소비 욕구 상으로는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거대한 소비적 경향성, 즉 비(非)동시대적 동시성의 배경이 되었다.

시대는 세대를 낳고, 세대는 시대를 만든다. 시대가 변하며 다양한 세대가 등장했고, 새로운 세대는 또 새로운 시대를 견인했다. 역사는 일련의 흐름에 따라 현대에 이르렀고, 현대 사회의 특징적 요소인 디지털 기술은 곧 소비의 춘추전국 시대를 열었다. 첨단 과학기술은 세대 간의 간격을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좁혔다. 그 결과는 여태까지 상대를 타자로 바라보던 다른 세대들이 소비시대라는 한 지붕 안에서 더불어 사는, 전에는 보기 드물던 ‘세대 동거’라는 양태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효과적으로 세대를 구분하고 해석해 왔던 기존의 기준이 더는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의미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결국, 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기존의 세대 기준을 뛰어넘는 보다 포괄적이고 유연한 기준을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의 모든 세대는 생물학적 존재인 동시에 문화적 존재이다. 그들은 공유되는 사회문화에서 비롯된 지역 특수적 욕망을 갖는 한편, 유기체적 본능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보편적 선호, 필요, 욕구 역시 갖는다. 이런 보편 요소들의 발현은 곧 우리 안에 내재한 소비 본능의 발현이라 이해될 수 있다. 결국, 세대가 달라도 융합되는 공통성은 인간에게 내재한 천성적 소비 본능의 발현이라고도 이해될 수 있다.

소비 행위는 인간 존재의 핵심이다. 인간에게 소비는 흔히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이자 자신의 생존을 보장함과 동시에 존재의 가치와 삶의 질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런 유한한 인간 하나하나의 삶이 모여 오늘날의 소비시대를 건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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