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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평진전의 중요 이론 본문
음양은 도(道)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일음일양(一陰一陽)이란 순환하는 음양의 변화를 나타내며 하나의 음(陰)과 하나의 양(陽)만 있는 도(道)는 따로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은 변화하는 음양을 기반으로 하는 도의 세계에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일음일양란 음양의 추이, 소장(消長)과 상착(相着)이라는 운동성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만물이 생장 소멸되는 변화의 핵심이 된다. 도는 인식 이전의 세계이지만 음양이라고 표현하면 인식의 세계와 상호 밀접한 관련을 가지게 된다. 이는 음양이 만물의 근본이 되어 변화를 주도하므로 만물이 존재하는 양식도 음과 양에서 비롯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초기에 나타난 음양의 의미는 음지(陰地)와 양지(陽地)라는 구체적인 형상을 나타내었지만 음과 양의 속성을 가지는 다양한 상황과 사물, 상태의 본질로서 양극이 서로 중화(中和)를 이룰 때 온전한 모습으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개념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어떤 고전 명리서들도 완벽한 것은 없다. 저자가 자신의 고견을 문장으로 모두 표현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독자가 저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연주 중심의 사주 체계보다 일주 중심의 사주 체계가 한 개인의 운명을 간명하는 데는 더욱 발전된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평 명리학의 가치는 인정될 수 있으며 자평 명리학의 여러 문헌 중에서 『자평진전』은 자평 명리학의 기능적인 면을 잘 살려내 실용적인 차원에서 현대 명리학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특징이 있다.
『자평진전』 의 중요이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대 사주명리학의 대강(大綱)은 일간을 중심으로 강약을 구분하여 중화를 추구하는 억부론 위주의 적천수 이론과 일간과 월지를 대비하여 격국을 구분하고 그 성패를 조절하는 격국용신 위주의 이론인 자평진전 이론과 그리고 자연의 법칙 속에 내재된 계절적 변화와 흐름으로 길흉을 찾고자 하는 자연법론인 조후론 위주의 『궁통보감』이론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중에 심효첨의『자평진전』은 사주에서 월령은 그 사주체의 선천적 특성이고 그것이 일간의 사회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으로 그것을 용신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따라서 용신을 일간과 대비하여 조절하고 중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사주의 길흉을 관장하는 요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자평진전』에서는 격국의 성패에만 중점을 두어 일간의 강약에 따른 억부의 중화작용을 애매하고 이해가 어렵게 만든 면도 있다. 일간의 강약에 대한 구체적 판단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여러 곳에서 막연히 ‘일간이 약하지 않으면’ 혹은 ‘일간도 강하면’이라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일간의 강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주었다. 따라서 부득이 격국의 성패 외에 일간의 강약에 따른 중화의 조절을 별도로 보아야 하는 한계가 있다. 『자평진전』은 격국론을 다룬 이론서로서 높이 평가되며 명리학에서는 중요한 필독서이지만 본서의 내용에는 격국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이 사주원국에 대한 내용과 운을 보는 법만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어 애매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월령〔격국〕의 용신인 상신을 두어 월령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법칙을 세운 『자평진전』은 격국을 중시하는 논법으로서 순역의 용신론을 제시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자평진전』에서는 격국을 사길격(四吉格)과 사흉격(四凶格)으로 구별하고 그에 따라 격국과 상신을 정하는 원칙을 달리하고 있다. 정관(正官), 재성(財星), 정인(正印), 식신(食神)은 4길신이고, 칠살(七殺), 상관(傷官), 양인(陽刃), 편인(偏印)은 4흉신이다. 4길신은 순용 하고 4흉신은 역용하는 원리가 『자평진전』의 핵심이론으로 이런 원칙에 따라서 정해지는 용신을 순역용신 이라고 하며 달리 격국용신 이라고도 부른다.
『자평진전』에서는 월지 정기(正氣)를 위주로 격을 설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투출된 월지 지장간이나 지지의 합국(合局)을 보조적으로 참고하여 격을 구분한다. 격국의 순용이란 오행의 관계에서 상생하는 것으로 상신을 쓰는 것이고 역용이란 오행의 관계상 상극하는 것을 상신으로 쓰는 것이다. 4길신의 격이 순용되거나 4흉신의 격이 역용 되면 성격(成格)이 되고 그와 반대이면 파격(破格)이 된다. 『연해자평』에서는 정관(正官)은 좋고 칠살(七殺)은 나쁘다고 했을 뿐이지만 정관격(正官格)과 칠살격(七殺格)이 다른 점을 설명하지 않았으며 운을 볼 때 어떻게 판단을 하는지 상세한 설명이 없었는데『자평진전』에 와서 격국과 상신의 관계를 밝혀 놓고 있다. 순용과 역용을 주장하고 있는『자평진전』에서는 성격과 파격의 이론이 중요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평진전』의 핵심이론은 격국에 따르는 순역(順逆) 용신이다.
이에 아래에『자평진전』의 핵심이론들을 원문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첫째, ‘용신(격국)을 논함’에서 다음과 같이 논하고 있다. 팔자의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만 구하는데 일간을 월지에 대조하여 생극 관계에 따라 격국이 구분되는 것이다. 재성, 정관, 정인, 식신은 4길신이니 순용 하고 칠살, 상관, 겁재, 양인은 4흉신이니 역용한다. 순용할 것은 순용하여 주고 역용할 것은 역용하여 주어 사주 구성이 좋으면 모두 귀격이 된다고 했다. 4길신은 순용을 하는데 재격이 좋아하는 것은 식신으로써 생재하거나 관성으로 재를 보호하는 것이며 정관격이 좋아하는 것은 투출 된 재로써 관성을 생을 하여주는 것과 인성으로 관을 보호하여 주는 것이다. 인수격이 좋아하는 것은 관으로 생을 받고 겁재로 인성을 보호해주는 것이며 식신격이 좋아하는 것은 신왕 한 일간의 생을 받아 財를 생하여 식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4흉신은 역용을 한다. 즉 칠살격이 좋아하는 것은 식신제살 되는 것인데 재가 칠살을 생해주면 나쁘며 인성이 식신을 극하는 것도 꺼린다. 상관격이 좋아하는 것은 인성으로써 제화하고 재성이 있어 상관이 재(財)로 화하는 것이다. 양 인격이 좋아하는 것은 관살로 제복을 받는 것인데 관살이 없는 경우는 나쁘다. 월 겁격은 투간이 된 관으로써 제복을 받는 것이 좋고 재성을 쓸 때는 투간이 된 식신으로 겁재의 기운을 설기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순용과 역용의 대략이다.
참고문헌 : 양희랑, 2021, 명리학사에서 본 子平의 명리학과 中和의 방법론적 지평, 공주대학교일반대학원